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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의 간판 괴물 센터백 김민재가 한국선수로서 최초 세리에 A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남겼습니다. 

 

김민재의 소속팀인 나폴리는 5일 2022∼2023시즌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승점 80점(25승 5무 3패)으로 승점 64점인 2위 라치오와의 격차를 16점으로 벌려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나폴리가 원정팀이었지만 나폴리를 응원하는 팬 1만여 명이 넘게 우디네세 경기장을 찾았고 나폴리의 홈 경기장인 마라도나 스타디움에도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 전광판으로 경기를 보다가 우승이 확정된 후 수많은 폭죽과 함께 기쁨을 함께했습니다.

 

나폴리가 세리에A를 제패한 건 1989-1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이자 1986-1987시즌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 기록입니다. 이탈리아 남부 도시인 나폴리는 축구 열기가 어마어마한 도시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구단인 유벤투스나 AC밀란, 인터밀란 같은 구단과 비교할 때 나폴리는 그 열기만큼 우승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1960년대부터 리그에서 꽤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던 나폴리의 숙원을 풀어준 영웅은 바로 마라도나였습니다. 1984년에 FC 바르셀로나로부터 디에고 마라도나를 영입한 이후 역사적인 2번만의 우승을 기록했는데 드디어 마라도나가 없는 상태에서 첫 우승이자 3번째 우승을 달성한 것입니다.

나폴리에서 우승을 한다는 건 다른 도시에서와는 의미가 좀 다릅니다.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 주역들은 가히 신 같은 존재로 대접을 받습니다. 이미 마라도나는 나폴리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30여년간 신같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미 김민재를 비롯한 우승팀의 주축선수들이 도시에서 몰라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이탈리아의 국토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축구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벤투스의 연고지인 토리노나 AC밀란, 인터밀란의 연고지인 밀라노는 모두 이탈리아의 북부 도시로 상업적으로 매우 발달한 대도시들이고 자본도 많이 몰리는 곳입니다. 그에 비해 나폴리는 비교적 낙후된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 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자본이 많이 투입되어야하는데 북부구단과 남부구단에서는 그 격차가 큽니다.

실제로 나폴리의 이번 33년만의 우승은 북부와 남부팀 기록으로 나눠 봤을 때도 2001년 AS로마 이후 22년만의 남부 팀 우승기록 입니다. 이후에는 전부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 북부 도시의 구단들이 돌아가면 우승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모로 역사적인 우승을 김민재는 입단한 첫 시즌에 그것도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이뤄냈으니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알 수 있습니다. 팀 내부에서만 인정받는 주전 센터백이 아닌 리그 전체에서 탑으로 인정받는 활약을 해냈습니다. 이미 현지에서는 이탈리아 올해의 수비수 수상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2년 월드컵 16강 전을 치를때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을 배출해낸 이탈리아의 세리에A에서 이런 활약을 펼치는 센터백이 우리나라에서 나올지 정말 몰랐습니다. 아니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시기에도 빗장수비 카테나치오의 대명사 이탈리아의 축구 한 가운데에서 우리나라 센터백이 이렇게 활약하는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천지가 개벽할 수준입니다.

 

흔히 유럽의 4대 리그 혹은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로 꼽는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뛴 한국 선수가 우승을 한 건 박지성 이후 처음입니다. 정우영이 경험한 2018-19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우승 기록은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확고한 주전이 아닌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하면 3번째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해버지라고 불리는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무려 4번(2006-2007, 2007-2008, 2008-2009, 2010-2011)의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벌써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을 넘게 뛰고 있는 손흥민은 개인적인 대기록은 많이 세웠지만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만큼 유럽 빅 리그에서 우승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데뷔 시즌에 입단과 함께 바로 주전을 꿰차고 다음 시즌에는 팀이 스쿠데토를 달게 만들어 버린 김민재는 정말 대단한 업적을 이뤘습니다. 한 시즌동안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해준 김민재 선수 정말 칭찬합니다.

 

마지막으로 신기한 건 바로 마라도나와의 관계입니다. 아르헨티나와 나폴리의 신이었던 디에고 마라도나가 2020년 세상을 떠나자마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 우승과 2022-23 시즌 세리에A 나폴리의 우승이 한 번에 이루어지다니 정말 마라도나가 천국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와 영혼의 구단 나폴리 우승을 도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민재 선수 멋진 모습을 보여준만큼 다른 유럽 명문구단에게도 능력을 인정받아 좀 더 큰 무대로 큰 구단으로 이적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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