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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되었다.


정규 시즌 1위인 삼성 라이온즈(80승 2무 51패)와 2위 SK 와이번스(71승 3무 59패)간에 펼쳐졌다. 이번 시리즈 진출로 SK는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2010년부터 3년 연속 특정 2개 팀끼리 맞붙은 한국시리즈란 기록이 만들어졌다. 


시리즈 결과는 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를 4승 2패로 꺾고,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MVP는 6경기 23타수 8안타(타율 0.348) 1홈런 7타점 4득점을 기록한 이승엽이 수상했다. 비록 4차전에서 치명적인 주루사를 범하는 삽질을 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기복 없는 타격과 5차전에서 보여준 혼신의 수비로 팀의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 MVP를 받아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맹활약을 펼쳤다.


시리즈 전체를 결정한 경기는 5차전이었다. 대구에서 삼성에게 2연패를 당한 SK는 홈인 문학에서 2연승을 거둬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하고 2007년의 재림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5차전에서 그 많았던 찬스를 스스로 걷어차고 실책성 플레이를 난무한 자멸 야구를 시전하여 절대로 내줘서는 안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시리즈 주도권은 다시 삼성이 가져가고, 삼성은 여세를 몰아 6차전마저 승리하여 V6을 달성했다. 반면 SK는 5차전을 내준 충격이 6차전까지 이어져 잠실 2연전에서 스윕을 당하여 2년연속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특정 2개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매치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시리즈를 가져감으로써 삼성, SK간의 두 팀 KS 전적은 2:1로 삼성이 먼저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우승으로 삼성은 2000년대 최다 우승팀(5회 우승) 자리와 해태 타이거즈에 이은 통산 우승 횟수 2위란 타이틀도 더욱 공고히 했다.




1차전: 클래스는 영원하다 (삼성 승)


전체적으로 투수전으로 흘러간 가운데 실투를 제대로 노린 이승엽의 홈런과, 오버런의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으로 득점을 만들어낸 강명구의 플레이로 삼성이 기선을 제압했다.


1회초 박재상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도루 실패로 아웃되고 1회 말 정형식이 1B-2S 상황에서 포크볼을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 나가고 이승엽이 덜 떨어진 포크볼을 받아쳐 좌월 투런을 날린다. 이 홈런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에서의 쓰리런 동점홈런 이후 10년의 간격을 두고 기록한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이었다.


3회초, 주자 없는 2사 상황에서 조동화가 타석에 섰는데 직선타로 아웃되었다. 그런데 조동화를 아웃시킨 선수가 조동찬이었다.


4회초, SK 선두타자 정근우가 볼넷을 골라 나가고 최정 타석에 정근우가 도루를 시도, 이지영이 2루 송구를 했는데 공이 높게 빠지면서 3루까지 진루한다. 최정이 1루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이호준이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가 1점차로 추격한다.


6회초, SK 선두타자 정근우가 다시 좌전안타로 나가고 1사 2루에서 류중일 감독은 심창민을 투입하는 강수를 둔다. 그 결과 최정이 초구 좌익수 플라이, 이호준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승리했다.


6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조동찬이 타석에 섰는데 플라이볼을 날려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데 3회초와는 반대로 이번엔 조동화가 조동찬을 아웃시켰다.


7회말, 선두타자 이지영이 좌전안타로 나가고 대주자로 강명구가 들어온다. 김상수가 희생번트를 대고, 1사 2루에서 배영섭이 내야안타성 타구를 쳤다. 좀 느리긴 했지만 2루를 지나 중견수로 빠지는 줄 알았는데,정근우가 기가 막힌 수비로 걷어냈다. 이미 공이 안타라고 확신을 한 강명구는 3루를 지나 오버런을 한 시점이었고, 이를 확인한 정근우는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송구를 했는데 최정이 송구를 받은 시점에 강명구는 이미 홈으로 달리고 있었다. 당연히 주자가 귀루를 할 거라고 생각한 최정은 주자를 찾느라 한 박자를 더듬다가 홈으로 송구했지만 송구가 높게 되면서 홈에서의 승부는 알 수 없게 된다. 이미 홈은 조인성이 진로를 완벽하게 틀어막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문 대주자답게 절묘하게 슬라이딩, 홈인에 성공하면서 삼성이 1-3으로 달아난다. 


사실 이 장면은 강명구의 지나친 오버런으로 말미암은 주루 미스였다. 그래서 정근우가 1루가 아닌 3루로 던졌고, 김재걸 주루코치는 강명구의 오버런을 막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강명구는 순간적으로 3루로 되돌아오면 아웃이라고 판단하고 죽기 아니면 살기의 심정으로 김재걸 주루코치를 뿌리치고 홈으로 돌진해 결국 귀중한 추가점을 얻어냈다. 비록 실수로 인한 것이었지만 강명구의 재치 넘치는 판단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결과적으로는 SK 수비진이 농락당한 셈이지만, 그들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정근우는 전성기 박진만을 연상시키는 파인플레이를 했고, 최정의 판단은 정석대로였다. 강명구의 주루센스가 정말 멋졌던 것 뿐 강명구는 이 플레이 하나로 자신이 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갔는지를 증명해 냈다.


8회초, 대수비로 진갑용이 들어온다. 1사에서 정근우가 좌전안타로 치고 나가고, 안지만에서 권혁으로 투수가 교체된다. 이에 이재원이 들어왔으나 좌플로 아웃. 그리고 오승환이 나와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결국 윤희상은 8이닝 완투패를 당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이승엽의 선제 투런으로 깔끔하게 이긴 경기였다. SK 입장에서는 패하기는 했어도 투수 한 명만 쓰고 패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했다.




2차전: 2사 만루에서 희비가 엇갈린 두 남자 (삼성 승)


만루 상황이란 빅 찬스를 제대로 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대로 보여준 경기라 할 수 있다. 삼성은 그 기회를 만루포로 제대로 살렸고, SK는 잔루 만루로 그치고 말았다. 그것이 승패를 결정지었다.


경기 초반 찬스를 잡은 쪽은 SK였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유인구를 잘 골라내면서 장원삼이 2사 이후에만 3명의 주자를 내보내어 2사 만루를 만든다. 초반에 기선을 잡을 찬스를 잡은 SK였으나 믿었던 박정권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잔루 만루로 마무리됐다.


도리어 삼성이 한번의 찬스에 마리오를 초토화시켜버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3회말 조동찬의 우전 안타, 진갑용의 페이크 번트 슬래시에 김상수의 보내기번트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 배영섭의 2타점 2루타가 작렬하며 기선을 제압한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마리오는 제구가 흔들리면서 이승엽을 거르고 박석민을 상대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볼넷을 주고 만루를 만든 다음 최형우에게 만루포를 맞고 침몰하고 말았다. SK에게 아쉬운 부분은 박석민이 이날 7회말에 안타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시리즈 내내 타격감이 좋지 않았음에도 너무 유인구를 던지다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점은 허구연 해설도 지적한 부분. 더 압권인 건 만루홈런을 최형우에게 맞은 뒤 이만수 감독의 멘탈이 붕괴했다.


이 만루홈런은 82년 김유동, 01년 김동주에 이어 한국시리즈 역대 3번째 만루홈런으로 기록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앞선 두 만루홈런은 모두 두산(OB)이 삼성을 상대로 때린 것이라는 것. 삼성 라이온즈 선수로는 역대 처음이다.


너무 초반에 승부가 결정된 나머지 이후의 경기는 다소 긴장이 풀린 채 흘러갔다. 6회초 정근우가 솔로포를 터뜨렸고 7회초 선두타자 김강민이 고든에게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귀신같이 박정권이 병살. 반면 삼성은 7회말 배영섭의 1타점 2루타와 박석민의 1타점 적시타로 오히려 7점차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초 SK가 김성현, 정근우의 연속안타와 이정식의 포일, 박재상의 1루 땅볼로 2점을 뽑았으나 이미 늦었으며, 승부와는 관계가 없는 점수였다. 삼성은 장원삼 이후 7회 브라이언 고든, 8회 정현욱, 9회 차우찬이 나와 1이닝씩 던지며 여유있게 경기를 끝냈다. SK에서는 3회 2사에서 최영필-6회 이재영-7회 말 2사에서 박정배가 나와서 게임을 책임졌다.하지만 마리오가 불안할 때 전날 아꼈던 불펜카드를 빨리 꺼내야 했던 SK는 투수교체를 미루다 만루홈런을 맞는 패착을 보이며 결국 필승조 불펜만 2경기 연속 숙성시키게 되었다.




3차전: 실책 플레이로 자멸한 삼성 (SK 승)


원래 경기는 10월 27일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비로 하루 연기된 3차전 선발로 삼성은 배영수가, SK는 데이브 부시가 각각 등판했다.


SK는 1회말에 정근우의 2루타와 박재상의 우익수 플라이로 만든 1사 3루에서 최정의 적시타로 먼저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삼성은 3회초에 진갑용의 볼넷, 김상수의 번트 때 SK의 수비 실책, 배영섭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정형식의 밀어내기 볼넷, 이승엽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먼저 뽑았고, 뒤이어 최형우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비거리 120m)을 뽑아내며 6-1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SK는 이어진 3회말 공격에서 최정의 2루타로 만든 2사 2루에서 박정권과 김강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만회했고, 4회말에는 박진만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비거리 110m)로 1점을 만회한 뒤, 정근우가 내야 안타에 이어 도루와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가고 최정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3루에서 삼성 심창민의 폭투로 3루 주자가 홈인, 6:5로 점수차를 좁혔다.


삼성이 이어진 5회초 공격에서 2사후 박한이의 몸에 맞는 볼과 조동찬의 1타점 2루타로 7-5로 만들었지만, SK는 6회말에 박진만의 2루타와 임훈의 번트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정근우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점수차를 1점차로 좁혔고, 최정의 내야 안타와 삼성의 수비 실책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박정권의 고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강민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비거리 120m)을 뽑으며 11-7까지 달아났다. 8회말에는 이호준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비거리 115m)을 뽑아내며 12-7로 만들었다.


삼성은 9회초 2사 후 이승엽의 2루타와 신명철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승부와는 상관없었다. SK는 역대 한국시리즈 3차전 무패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4차전: SK의 again 2007은 실현되는가? (SK 승)


전체적으로 타선 응집력에서 SK가 완승한 경기였다. 안타 수는 같지만 SK는 홈런 두 방을 비롯한 집중타가 계속 나온 반면 삼성은 안타가 산발적으로 나온 데다 결정적인 순간에 본헤드플레이를 저지르면서 승부를 갈랐다.


전날 양팀 모두 불펜을 많이 소모한 관계로 선발이 이닝을 가능한 길게 먹어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시작하는 경기였다. 시작은 양 팀 선발투수 모두 좋았다. 그러나 4회에 게임의 명암이 갈리고 말았다.


삼성은 4회초 이승엽의 내야안타, 박석민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는다. 타석에는 2일 연속 홈런을 때려낸 최형우. 최형우가 얕은 외야 플라이를 때려냈는데, 이승엽이 타구를 안타로 착각하고 3루로 진루하다 귀루하지 못하면서 더블 아웃당하는 본헤드 플레이를 시전했다. 순식간에 무사 1, 2루의 찬스는 2사 1루로 바뀌고 말았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오는 법. 탈보트가 1사까지 아웃카운트를 잘 잡아놓은 상황이었는데, 박재상과 최정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았다. 점수는 순식간에 2-0. 후속타자 이호준은 우측 라인 선상의 2루타를 쳐내고, 김강민이 좌중간 적시타를 치면서 순식간에 점수가 3:0까지 벌어진다.


6회초, 삼성은 박한이-이승엽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다시 만든다. 이에 투수를 송은범으로 바꾸지만 폭투가 나오면서 무사 2,3루. 안타 하나면 한 점 차까지 따라붙는 찬스였으나 박석민이 삼진을 당하고, 최형우의 희생 플라이로 간신히 1점을 내는데 그친다. 


하지만 7회말에 SK는 기어이 한 점을 더 내며 도망갔다. 박정권의 2루타와 김강민의 연속안타로 무사 1,3루 상황에서 이만수 감독은 정상호 대신 대타 조인성을 낸다. 조인성은 좌익수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때렸으나 좌익수 배영섭이 펜스와 부딪히면서 겨우 잡아냈다. 하지만 외야 희생플라이에는 충분한 타구.


이후에도 삼성은 송은범-박희수-정우람으로 이어지는 SK 필승 계투진에게 무력하게 눌리면서 1:4 완패를 막지 못했다. 반면 SK로서는 2패후 2연승이라는 최고의 반전 시나리오를 작성. 2007년의 재림을 노리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2007년 4차전에도 김광현의 호투와 백투백 홈런으로 승리한 점까지 똑같았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끝날 것 같던 시리즈의 향방은 SK의 역습이 성공하면서 안개 정국으로 치달았다. 결국 잠실에서 마지막 승부를 가르게 된 것. 과연 잠실에서 삼성은 다시 시리즈 분위기를 되찾아 올 것인지, 아니면 SK가 기세를 타서 역스윕을 하게 될 것인지 남은 시리즈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두 팀이 모두 홈에서 2승을 가져가며 5차전부터 승부는 잠실에서 이어지게 된다.




5차전: 불펜과 수비로 극복한 삼성과 찬스에서 자멸한 SK (삼성 승)


똑같이 2승 2패 동률인 상황이었으나 문학 2연전에서 좋지 않아 분위기가 다소 처진 삼성은 1차전 선발이자 승리투수인 에이스 윤성환을 내세웠고, 홈 2연전을 모두 잡아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SK 역시 1차전에서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으나 완투를 선보이며 잘 던졌던 에이스 윤희상을 내세워 양팀 모두 혈전을 예고했다. 이 날 삼성은 부진했던 박석민을 6번으로 내리고, 우투수가 나온 관계로 2번에 정형식, 6번에 넣었을 박한이를 5번에 넣는 강수를 둔다.


먼저 흔들렸던 것은 윤희상. 1회 정형식-이승엽의 연속 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만든다. 최형우가 포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5번 타자 박한이 타석. 여기서 윤희상이 커브를 던졌는데 조인성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폭투로 3루 주자 정형식이 홈에 들어온다. 스코어 1:0,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이후 박한이가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6번 박석민 타석에서 또 폭투를 만들면서 이승엽 3루 진루에, 박한이를 2루까지 진루시키며 2사 주자 2, 3루를 만든다. 박석민을 2루 땅볼로 잡아내기는 했지만, 조인성의 수비는 불안했고, 그것이 이 날 SK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삼성은 초반부터 흔들리던 윤희상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3회 말, 이승엽이 1사 후 안타로 출루하고, 이어서 최형우가 우익수 앞으로 타구를 날렸는데. 여기서 우익수 임훈이 최형우의 타구를 잡으려다 놓치는 실책을 저지르는 사이 이승엽이 3루까지 진루. 1사 1,3루 상황에서 박한이의 유격수 땅볼을 박진만이 잡고 홈을 노렸으나 포수가 수비위치를 제대로 못 잡았는지 송구를 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3루 주자 이승엽이 홈인, 별 수 없이 박진만은 타자 주자를 아웃시킨다. 


4회 초, SK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박재상의 2루수 글러브를 맞는 내야 안타, 이어서 최정이 유격수 김상수의 실책성 수비에 힘입은 연속 내야 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고, 이호준이 우전 안타를 터뜨려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다음 타자인 박정권이 시도한 보내기번트가 삼성 내야진의 호수비로 막히면서 3루로 뛰던 최정이 아웃. 다음 타자 김강민이 유격수 앞 땅볼을 치면서 2루에서 박정권이 잡혔으나 2루수 조동찬의 1루 악송구로 3루 주자 이호준이 홈까지 들어올 뻔 했으나, 이는 이승엽의 호수비로 저지되었다. 이어지는 2사 1,3루에서 더블스틸로 어떻게든 삼성 배터리와 야수진을 흔들어 보려는 SK 덕아웃의 시도는 삼성의 포수 이지영이 2루로 던지는 척만 하고 여기에 속아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던 이호준을 노려 3루로 던지면서 협살플레이로 아웃시켜 리드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5회와 6회는 양 팀 선발 윤성환과 윤희상의 안정된 피칭으로 잠시 소강 상태로 들어갔다.


7회 초, 선두타자 이호준이 경기장 우측 펜스을 때리는 2루타 타구를 날려 호투하던 윤성환을 강판시켰다. 그리고 권혁이 올라오는데 초구부터 박정권이 번트를 댔고, 3루주자 박석민이 앞으로 나와 타구를 잡았다. 그리고 3루로 송구를 하려는데 주자가 없었다. 박석민은 4회의 상황처럼 바로 3루를 쳐다봤으나, 이호준은 2-3루 중간에서 스탑, 2루로 귀루 해 버린 것. 박석민은 런 다운으로 이호준을 몰아가려 했으나 2루수 조동찬은 수비시프트 때문에 1루로 커버를 들어간 상황. 뒤늦게 1루를 바라봤으나 1루는 이미 세이프 타이밍. 순식간에 무사 1,2루의 위기 상황이 되었다.


삼성은 1구만 던졌던 권혁을 내리고 안지만을 올렸다. 타석에 들어선 것은 김강민. 삼성, SK 양팀 팬들은 3차전의 데자뷰를 떠올렸으나 또 다시 번트작전 지시 안지만은 번트파울을 유도한 다음,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아내 3차전의 굴욕을 갚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잠깐 흔들리는 듯했던 안지만은 박진만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서 다음 타자는 대타 이재원. SK의 덕아웃은 3,4차전을 흥하게 했던 대타 효과를 다시 한번 노렸던 것 같지만, 현실은 초구 유격수 땅볼로 이닝 종료 SK의 7회 찬스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3차전의 재림을 바랐던 SK팬은 고개를 떨구었고, 반면 삼성팬은 열광했다. 


이후 안지만은 8회 2사까지 잘 틀어막았고, 드디어 종소리와 함께 울려퍼지는 Lazenca Save Us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오승환은 박재상을 깔끔하게 삼진으로 잡아내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SK는 8회에 박희수를 투입하면서까지 기회를 엿보았다. 9회 초, 선두타자 최정이 오승환을 상대로 큼지막한 중월 3루타를 때려냈다. 너무나 뜻밖의 상황이 막판까지 펼쳐지자 양팀 팬들은 끝까지 마음 놓지 못하게 됐다. 


생각보다 큰 타구를 맞아 당황한 오승환에게 이호준이 2루와 가까운 유격수 땅볼타구를 얻어냈다. 최정의 발이라면 충분히 홈에 들어오고도 남을 타구였으나 문제는 최정이 홈에 들어올 생각을 안했다는 것. 1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명백한 주루 미스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노아웃 3루에서 2번의 기회가 있는 입장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최정은 당연한 야구를 한 것 뿐. 설마 다음 타자들이 희생 플라이를 못칠 줄 누가 알았을까? 이어서 박정권이 아슬아슬하게 공을 골라내어 1루로 출루, 1사 1,3루 상황까지 만들었지만 오승환의 묵직한 직구는 다음 타자인 김강민과 박진만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극적으로 매조지었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투수전의 양상으로 흘러간 가운데, 삼성은 SK의 초반 실수를 틈타 리드를 잡았고, SK는 4회, 7회, 9회에 기회를 계속 잡으면서 삼성을 그야말로 핀치로 몰고가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 날 경기에서 집중력과 승리에 대한 절실함에서 우위를 보였던 삼성이 결국 귀중한 1승을 챙겼다. 무엇보다도 문학에서 자멸급의 플레이를 펼친 끝에 2패를 허용하여 시리즈의 주도권을 다시 삼성으로 넘어오게 만든 승리였다.


반면, SK는 문학에서 삼성이 보여줬던 '아쉬운 수비와 집중력 부재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수많은 찬스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주루 미스 및 삼진, 그리고 범타로 그치면서 스스로 자멸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물론 몇몇 SK팬들은 심판 판정에 피해를 봤다면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초반 실점을 제공한 폭투, 아쉬웠던 수비 및 주루 미스와 같은 실책성 플레이, 그리고 귀중한 역전 기회가 올 때마다  작전에 스스로 얽매이다 망쳐버리는 감독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스스로 승리를 날려먹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게다가 이날 삼성이 획득한 2점은 모두 SK가 폭투와 연속된 실책성 플레이로 말미암아 스스로 헌납한 점수였다.


위기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삼성과 다 잡은 경기를 놓치고 벼랑끝으로 몰리고 만 SK. 과연 시리즈는 6차전에서 끝낼 것인가, 아니면 7차전까지 끌고 갈 것인가.




6차전: Yes, One More Time V6! (삼성 승)


2차전과 같이 장원삼의 마리오와 대결이 되었고, 그 결과 또한 2차전과 똑같이 흘러 갔다. 시리즈 분수령이었던 5차전을 잡아 부담을 다소 떨쳐낸 삼성은 선발 장원삼의 대호투와 또다시 발동한 타선 집중력으로 의외로 손쉽게 마지막 1승을 챙겨 V6을 달성했고, 반면 SK는 5차전을 놓친 여파가 컸던 모양인지 이날은 투타 모두 삼성에게 완전히 압도당하며 무기력하게 끌려간 끝에 마지막 경기를 참패로 장식하고 말았다.


1회 초, 배영섭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SK 내야진은 2번타자 정형식 타석 때 전날 삼성의 압박 수비를 보고 느낀게 있었던지 어떻게서든 진루를 막으려고 삼성과 똑같은 압박 시프트를 걸었다. 하지만 정형식은 그런 압박 시프트를 비웃는듯이 3루쪽으로 바운드 큰 타구를 날리고 당연히 전진 수비를 해 있던 3루수 최정의 키를 훌쩍 넘긴 안타가 되었다. 그 사이에 1루주자 배영섭은 3루까지 진출. 사실 압박 시프트가 아닌 정상 수비범위에서 3루수 최정이 잡았다고 해도 타구 바운드가 컸기에 타자 정형식은 1루에서 살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래도 배영섭을 2루에서 잡거나 묶을 수 있었던 타구였기 때문에 SK의 압박 시프트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으며 오히려 1루주자 배영섭을 3루까지 보낸게 아쉬웠다. 이렇게 무사 1,3루로 삼성은 찬스를 잡고, 4번 최형우가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삼성이 원하던 선취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회와 3회는 무난히 흘러갔고, 마침내 운명의 4회가 왔다.


4회 초, 1사 상황에서 박한이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하지만 6번타자는 한국시리즈 5경기 내내 단 하나의 안타만을 쳤던 박석민이었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실투성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투런포를 작렬했다. 피홈런을 허용한 마리오는 로진백을 마운드에 던지는 등 다시 멘붕의 조짐을 보였고, 구위가 아직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2차전의 악몽이 남아있던 SK는 선발 마리오를 강판시키고 총력전 시나리오대로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마리오를 구원하러 온 송은범은 3,4차전의 좋았던 모습과는 달리 이 날은 주무기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상당히 고전했다. 상대 첫 타자 조동찬에게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전혀 제구가 안되면서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진갑용은 플라이 아웃으로 어찌어찌 아웃카운트 하나는 잡아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좋았으나 송은범의 흔들린 제구는 후속타자 김상수마저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말았고, 그리고 삼성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던 배영섭이 송은범의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밋밋한 직구를 통타하는 중견수 앞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삼성은 스코어 4:0까지 달아났다. 


당황한 SK는 이날 변화구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 송은범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그를 강판시키고 최후의 카드로 채병용을 올렸다. 그러나 정형식이 10구까지 물고 늘어지는 승부 끝에 또다시 볼넷으로 출루하고 만루 상황에서 이승엽이 펜스를 때리는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쳐내면서 SK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이 이닝에 또다시 6득점을 하면서 삼성은 7:0까지 스코어를 벌려놓았고, 사실상 경기는 여기서 끝났다. 


물론 3차전때처럼 SK도 비록 대량실점 했으나 비교적 초반이라 추격과 대량득점의 여지가 없지는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때와 이 6차전의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그 때는 아직 시리즈 초반이라 차분하게 반격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이날 경기는 패하면 시리즈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 선발 장원삼은 3차전의 삼성 투수들과는 다르게 구위도 제구력도 괜찮았다. 오히려 등판했던 2차전때보다 공이 더 좋았던 수준. 이런 내일이 없는 상황에서 SK 타자들은 당연히 조급해질 수 밖에 없었고, 삼성 선발 장원삼은 이런 SK의 조급한 상황을 십 분 활용하여 에이스답게 완급조절 피칭으로 SK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마음만 급했던 SK 타자들은 방망이가 너무 쉽게 나왔고, 또한 스윙도 너무 컸다. 한마디로 장원삼의 페이스에 SK 타자들이 완전히 농락당하면서 팀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장원삼이 공을 던진 7이닝 동안 SK가 얻어낸 것은 고작 안타 하나. 삼진은 무려 9개나 당했다. 게다가 장원삼이 7회까지 던진 투구수는 98개 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최정이 2루타를 때려나지 못했다면, 어쩌면 노히트 노런까지도 갈 수 있었던 상황이였다.


8회까지 안정적으로 7점차의 리드를 유지한 삼성은 호투하던 장원삼을 내리고 안지만을 투입했다. 안지만은 김강민의 타석에서 벌어진 김상수의 실책과 정상호의 안타로 2사 1,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김성현을 우익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고, 류중일 감독은 9회 오승환을 올리며 경기의, 한국시리즈의, 포스트시즌의, 그리고 2012년 프로야구의 끝을 장식했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어 세이브 요건과는 이미 거리가 먼 상황이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시즌 내내 뒷문을 책임져 준 오승환에게 한 시즌의 마무리를 짓게 해준 류중일 감독의 배려이기도 하다.


SK는 대량실점의 4회 이후 채병용과 최영필이 도합 2피안타만을 허용하며 뒤늦게나마 분전했으나, 잃어버린 점수는 너무 많았고 타선은 추격은 커녕 출루조차 힘들어했다. 이 날 SK의 타자들은 무득점으로도 모자라 경기 내내 빈타에 시달리고, 볼넷 하나 못 얻어냈으며, 어쩌다 나간 주자는 3루 구경조차 한번 못 해 봤다. 병살타가 나오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기보다 애초에 병살의 조건조차 나오지 않았다. 안타 두 개로는 당연히 무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고 결국 대패를 면치 못하면서 SK 선수단은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삼성 선수단의 샴페인 축제를 뒤로하고 쓸쓸히 덕아웃 안으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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