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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힘겹게 연패를 탈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며 남은 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보여줬다.
이날도 LG의 투수진은 중간투수로 나와 역투를 펼친 최동환과 고우석 정도를 제외하고는 선발과 불펜 모두 난타를 당하며 경기를 힘겹게 만들었다. 다행히 김현수와 채은성을 중심으로 한 타자들의 분전과 삼성의 실책 덕에 승리를 가져왔다.
연패는 끊었지만 문제는 현재 LG의 전력이 정상이 아니라는데 있다. 초반의 불펜 난조를 선발 투수들의 호투와 중심타선의 활약으로 이겨내가며 예상외의 전반기 성적을 이끌었지만 그 후유증이 선수단 전체에 안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사실 전반기 막판을 힘겹게 마쳤던 LG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 후반기 첫 상대인 넥센을 만나 스윕승을 가져올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그 이후 두산을 만난 경기에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LG는 전반기에 상대한 5경기 모두 지고있던 상태에서 처음 만난 후반기 시리즈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기 위해 모든 힘을 총동원했다. 양측 선수들은 마치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듯한 집중력을 가지고 후반기 첫 3연전을 치뤘고 결과는 LG의 대패였다.
앞서 말했듯이 LG는 선발투수와 타선의 힘으로 불펜의 구멍을 막아오며 승수를 쌓아오던 팀이었고 포스트시즌과 같은 집중력을 가진 경기에서 헐거운 불펜은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후반기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사활을 걸었던 3연전 모두 마치 미리 정해놓기라도 한듯 동일한 패턴으로 패배했고 LG 선수단에게 큰 절망감을 안겨줬다.
3경기 모두 선발진의 호투와 타선의 선취점으로 기분 좋게 분위기를 끌고 가다가 6회 이후 불펜의 난조와 수비 실책으로 인해 역전패로 이어졌다. 무더위와 함께 시작된 이 3연전은 라이벌전 8연패라는 상실감과 함께 그동안 참아왔던 선수들의 누적된 피로를 곱절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그 3연전 이후 또다시 만난 두산 3연전에서는 선발부터 힘을 잃고 내리 연패를 당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후반기 두산과의 첫 3연전 패배 이후 팀은 완전히 망가져버렸고 이후 15경기에서 3승 12패를 기록하고 있다. 15경기에 포함되어 있는 두산전 3경기를 빼더라도 12경기 3승 9패라는 참혹한 성적을 내고 있다. 전반기 승패마진 +10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고 있던 팀이 한달도 안돼 그 승수를 다까먹어 승률 5할도 기록하지 못하고 넥센, 삼성에 밀려가는 형국이다.
작은 구멍이었던 불펜의 난조가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하고 있다. 불펜의 난조는 선발투수들에게 긴 이닝을 소화하게 하는 부담을 줬고 여기에 충격적인 역전패와 무더위까지 겹쳐 다른 선수들에게 부하를 줬다. 전반기 내내 호투를 보여주던 소사와 윌슨은 컨디션 난조와 부상에 빠졌고 초반 활약으로 국가대표까지 승선했던 임찬규와 차우찬도 각각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제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혼자 불펜에서 버텨오던 정찬헌도 다른 불펜 투수들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무리하다 결국 허리부상으로 난조를 보이고 있다.
투수진이 이렇게 망가지면서 타자들도 지쳐가고 있다. 그동안 맹활약을 펼치며 LG의 2루수 구멍을 메워준 정주현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이탈했고 채은성을 제외한 김현수, 박용택, 이형종, 이천웅과 같은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자들이 자신들의 맹활약에도 어이없는 패배가 계속되자 동력을 잃고 컨디션이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10점을 내도 17점을 내주는 투수진을 보면 정말 힘이 빠질만하다.
이쯤되면 프런트와 코칭스탭의 무능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반기 내내 불펜이 문제였지만 2군 투수 육성이나 트레이트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도 없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긴 시간이 있었지만 겨우 이뤄낸 성과가 문광은과 강승호의 트레이드다. 게다가 강승호는 SK 트레이드 이후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LG는 정주현이 부상으로 빠지자 마땅히 대체할 백업 2루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전반기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올리자 프런트와 수뇌부가 아예 대책을 세우지 않고 포스트시즌 진출만해도 올시즌은 성공이다라는 안이한 생각만을 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2017 시즌이 끝나고 지탄을 받았던 그 모습에서 화가 날 정도로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여하튼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오늘도 경기는 이어진다. 선발투수들이 모두 무너지고 야수들도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강력해진 넥센을 만난다. 류감독이 만신창이인 팀을 이끌고 남은 후반기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곧 아시안 게임으로 2주가 넘는 휴식기를 가져 재정비할 수 있다지만 지금 LG에게 8월 17일까지 가는 길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고 그 휴식기를 모든 팀이 가지기 때문에 큰 이득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그 정비기간을 지난다고 무너진 투수진이 바로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현재 프런트나 투수코치를 보면 그들에게서 답을 찾기 힘들 것 같고 결국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선수들만 여러모로 불쌍한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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