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통산 100호 홈런, 이성우 끝내기 안타' LG 트윈스, KIA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

감독 대행체제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던 KIA 타이거즈와 신바람을 부활시키고 있는 LG 트윈스. 양 팀 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무척 기대되는 매치업이었다. 볼넷이나 사구가 많았던 것은 옥의 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뜨거운 타격전으로 시리즈 첫 경기부터 명승부를 보여줬다. 

KIA가 먼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앞선 경기에서 연이어 좋은 피칭을 이어가던 LG 선발투수 이우찬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1회초 1아웃 이후 박찬호의 안타와 안치홍의 볼넷으로 주자가 출루했다. 최형우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창진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를 채웠고 2사 만루에서 프레스턴 터커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앞선 삼성전에서 폭격을 하고 왔던 LG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이천웅의 내야 안타 이후 정주현의 병살타가 나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나 싶었지만 3번타자 이형종이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1점 차로 좁혔다. 이형종은 이번 주에만 3번째 홈런을 때려면서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우찬이 계속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고 결국 4회초 추가 실점을 하게 됐다. KIA 선두타자 유재신의 2루타에 이어 1아웃 이후 박찬호의 안타가 터졌고 수비 실책까지 겹쳐 1사 2,3루가 되버린 상황에서 안치홍이 우익수 오른쪽에 흘러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내면서 1-4로 달아났다.

KIA는 5회초에도 팀 배팅으로 추가점을 만들었다. 1사 2루에서 한승택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동시에 폭투가 나오면서 2루에 있던 터커가 3루까지 들어갔다. 이어진 1사 1,3루 찬스에서 유재신이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1-5 4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LG는 물오른 타격감으로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정주현의 안타와 이형종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 상황에서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1아웃 이후 채은성도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1점을 더 따라붙였다. 스코어는 3-5, 2점 차까지 추격한 LG는 계속되는 1,2루 찬스에서 오지환의 홈런이 터졌다. 오지환은 제이콥 터너의 직구를 받아쳐 담장 가운데를 큼지막하게 넘기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스코어는 6-5, 평소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듯 프로 통산 100번째 홈런도 극적인 순간에 쳐냈다.

분위기를 탄 LG는 6회말 정주현이 1사 상황에서 안타성 내야안타를 쳐내며 1루에 나갔고 이천웅 타석 첫 피칭을 파고들어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투수를 압박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내지 않고 다음 투구를 하자마자 3루 도루를 시도했고 이에 놀란 포수의 송구 실책을 이끌어내면서 홈까지 파고 들어 7-5를 만들었다. 순전히 정주현의 발로 만든 점수였다.

그러나 승부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KIA가 7회초 다시 반전을 만들었다. 6회말을 잘 마무리 지었던 진해수가 터커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어 등판한 정우영이 김선빈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경기장은 다시 뜨거워졌다. 정우영은 첫 타자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지만 한승택을 내야 땅볼, 대타 신범수를 힘겨운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냈다. 

2사 2,3루에서 LG 벤치는 베테랑 김주찬을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면서 박찬호와 승부했는데 이게 패착이 됐다. 끈질기게 승부하던 박찬호가 우익선상 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흐르는 3루타를 때려내면서 역전주자였던 김주찬까지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7-8로 재역전을 당했다.

KIA는 8회초 다시 1사 만루 찬스를 어렵게 만들었지만 한승택이 초구에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다시 분위기는 LG 쪽으로 넘어왔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유강남이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내면서 대주자 신민재와 교체됐고 대타 윤진호의 희생번트로 신민재는 3루까지 진출했다. 1사 3루 이천웅의 타석에서 KIA 수비진은 전진수비를 했고 땅볼을 유도해내면서 김선빈이 공을 잡았지만 신민재의 빠른 주루 플레이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LG는 정주현이 안타를 치면서 흐름을 이어갔지만 김현수가 자동 고의 4구로 나가고 2사 만루 상황에서 조셉이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면서 역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9회초에 KIA는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선두타자 최원준이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1루에 나갔지만 후속타자들이 바뀐 포수 이성우의 볼배합에 안타를 치지 못하고 이닝이 종료됐다.

그리고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LG는 다시 채은성의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 출루로 무사 1,2루로 경기를 끝낼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KIA가 투수를 20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마무리 문경찬으로 교체했고 타자는 9회에 교체된 이성우, 벤치는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성우는 외야 수비가 많이 전진하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있게 배트를 휘둘렀고 이 재치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로 이어지면서 9대8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이성우는 경기 후 "일단 번트를 잘 대자고 했는데, 수비수들이 많이 앞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신있게 치자고 휘둘렸다. 솔직히 잡히는 줄 알았는데, 지환이가 나한테 뛰어올 때 끝내기 안타임을 알았다. 작년에 야구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LG가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주전 포수 유강남을 잘 받쳐 주는 것이 내 임무이고 목표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지환은 통산 100호 홈런과 동시에 통산 999호 안타를 달성하면서 1,000안타까지 단 한 개의 안타만을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