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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관계가 다시 한번 증명되는 경기였다. LG 트윈스가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좋은 흐름으로 연승을 이어가던 KT 위즈를 연이틀 꺾고 3연승을 달렸다.

KT는 후반기 첫 상대인 LG를 만나기 전까지 두산을 상대로 올시즌 2번째 스윕을 달성하면서 5위권을 넘보고 있었다. 하지만 마치 두산만 만나면 작아지는 LG의 모습을 보는 것 마냥 KT는 올시즌 LG만 만나면 실책이나 부진에 빠지면서 경기를 내주고 있다.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도 초반에는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결국 10-1로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는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10승(9패)을 달성했고 채은성은 5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 맹활약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박용택은 시즌 첫 홈런을 때리는 등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으며 마무리 고우석은 이틀 연속 1⅓이닝 세이브(시즌 20세이브)에 성공했다.

LG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1회초부터 선취점을 뽑고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타자 이천웅이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오지환이 2루 땅볼로 진루타에 성공했다. 김현수와 페게로가 볼넷을 골라 베이스를 꽉 채웠고 1사 만루서 채은성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하지만 KT도 곧 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5회말 1사 후 김민혁이 2루수 내야안타로 살아 나갔고 오태곤이 좌전안타 이후 이대형의 짧은 좌전 안타로 1점을 만회했다. 

2-1로 쫓긴 LG는 6회초 박용택의 2점 홈런으로 달아났다. 선두타자 채은성이 우전안타로 살아나간 뒤 박용택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폭발시켰다. 박용택은 무사 1루서 KT 김민수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1호이자 개인통산 211번째 홈런.

전반기 극심한 부진에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이병규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팬들의 걱정을 샀던 이 베테랑 타자는 전반기 막판 복귀 후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주더니 드디어 시즌 첫 홈런을 치면서 본인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어제 경기와는 다르게 흘러가나 싶던 경기는 6회말 또 다시 전날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면서 KT에 기회가 찾아왔다.  5회말까지 호투를 보여주던 켈리가 1사 만루의 위기에 빠진 것이다. 마치 전날 5회까지 잘던지던 윌슨이 6회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4-0의 리드에도 불구하고 1사 만루의 위기에 빠졌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어제 윌슨이 올렸던 10승에 도전하고 있던 켈리도 공교롭게도 윌슨과 같이 6회에 비슷한 위기를 맞았는데 여기서 놀라울만큼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졌다. 전날 위기를 정주현의 호수비로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한 것처럼 대타로 나온 KT 김진곤의 타구가 2루수 정주현 정면으로 향했고 정주현이 공을 잡아서 2루에 토스, 더블 플레이로 6회말이 종료됐다. 

하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KT의 불펜은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또다시 전날과 비슷하게 진해수의 등판 이후 추가득점의 찬스를 잡았지만 임찬규의 볼질로 점수를 내라고 도와준 상황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무득점으로 이닝을 종료했다.

KT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9회초 최근 마무리 투수로 전향한 이대은까지 내보냈으나 오히려 6실점을 하면서 승부를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이대은은 제구에 어려움을 보이며 1사 만루를 만들었고 김현수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6-1, 김용의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가 된 상황에서 채은성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맞으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물론 LG 타자들과 투수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두산만 만나면 이상하게 풀리지 않고 지는 LG를 보다가 두산을 스윕한 KT를 상대로는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을 보면서 천적관계라는 것이 정말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됐다. 천적관계와 경기를 하면 운도 상대편에게 더 따른다는 변하지 않는 징크스는 정말 풀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던 시리즈였다.

KT의 9회를 지워버린 고우석과 이성우

KT를 상대로 운좋게 2연승을 이어갔지만 윌슨과 켈리는 동시에 6회에 무너지면서 지쳐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줬고 부상으로 정우영이 빠진 불펜 등 투수진은 5강 싸움에 불안요소로 발전하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베테랑 타자 박용택의 마수걸이 홈런과 부상에서 돌아온 채은성의 맹활약, 무난한 페게로, 여전한 이천웅의 활약 등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겠다.

불펜을 수혈하기 위해 금일 진행된 송은범과 신정락의 깜짝 트레이드 결과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시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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