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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적인 4연패를 당했습니다. 그것도 서울을 홈으로 두고 있는 두산과 키움을 상대로 당한 4연패입니다. 생각외로 김태형 감독과 류중일 감독과의 상성은 무서울 정도인것 같습니다.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하고 잘하는 팀이 잘한다지만 특히나 이해가 안될 정도의 차이가 나는 관계가 있습니다. 김기태 감독과 엽경엽 감독이 각각 LG와 넥센의 감독을 맡고 있을때도 지금의 LG와 두산의 관계 같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선수단 구성에는 큰 차이가 없는 양상문 감독이 LG를 맡았을땐 그런 일방적인 패배를 당하지 않은 걸 보면 감독 차이를 무시할순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LG의 전반적인 운영이 두산과 키움의 운영에 비해 한참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 생긴 과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야구를 못하는 팀이란 걸 인정해야지 어쩌겠습니까. 다만 두 팀이 워낙 10여년 넘게 팀을 잘 키워내 정상의 전력을 달리고 있어서 그렇지 LG도 요 몇 년간 노력으로 리그 평균 수준 이상으로는 전력이 올라와있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그렇게 기분 나빠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를 곱씹어보면 분노를 참기 힘듭니다.
확실히 하루 아침에 팀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펀치력이 부족한 빈약한 타선, 주전과 백업의 간극이 큰 수비력은 팀이 어려운 시기에 어김없이 드러났습니다. 반면에 초반에 부진했던 두산과 키움의 타선은 시즌이 지날수록 뜨거웠던 작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3루수 김민성의 이탈은 바로 성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LG는 다른 팀을 만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인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수비가 중요합니다.
수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오지환과 김민성이 그동안 많은 안타성 땅볼 타구들을 호수비로 처리해주면서 팀의 승리를 가져온 적이 많았습니다. 김민성이 이탈하면서 구본혁, 손호영 등이 돌아가면서 그 자리에 들어갔지만 내야수비에서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수비 에러로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도 어렵게 꼬이면서 투수진도 무너지고 채은성이나 박용택 같은 타자들도 부상을 당해 1군에서 이탈했습니다.
심지어 부상으로 이탈했던 라모스도 복귀 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김현수, 이천웅 등 다른 주력 타자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홍창기와 정근우도 수비 에러를 기록하면서 경기 초반부터 너무 쉽게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저번 주 일요일의 두산전도 그렇고 오늘 키움전도 그렇고 LG의 미래인 영건들이 선발 등판했습니다. 하지만 호투하는 영건들을 돕지는 못하고 수비 에러로 위기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첫 선발로 등판한 김윤식은 그래도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키움 강타선을 상대로 자신의 공을 씩씩하게 던지면서 5이닝을 버티고 내려왔습니다. 비록 홈런 두방을 맞으면서 실점을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좋은 경험을 했다는 듯 이후 더 안정감을 찾으면서 호투했습니다. 두번째로 나온 최동환도 140km중후반을 넘나드는 직구를 던지면서 롱 릴리프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습니다. 볼넷과 연속 안타로 힘겹게 대량실점을 하는 것보다 홈런을 맞더라도 이렇게 자신의 공을 승부하면서 경험치를 올리는 편이 훨씬 긍정적입니다. 어차피 야구는 투수에게 더 유리한 스포츠입니다.
키움은 두산을 뛰어넘어 훨씬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부진하던 홈런타자 박병호가 부활을 했고 김하성도 초반의 부진을 완전히 벗어났고 작년보다 폼이 올라온 조상우와 박동원, 부상에 돌아온 안우진, 7월말에 합류할 외국인 타자까지 타선이나 투수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LG는 오늘 경기에서 박용택을 잃었지만 그 외엔 최소한의 전력 소모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의 반등을 위해 이런 기간도 필요합니다. 내일부터 장마 소식이 있습니다. 지친 선수단을 정비하고 활력을 줄 수 있는 휴식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시간을 벗어나 7월부터 돌아올 반등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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