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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첫 주부터 삼성과 키움을 상대로 연속으로 루징시리즈를 당하면서 힘든 시작을 했던 LG 트윈스가 SK와 롯데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따내면서 다시 단독 2위로 올라섰습니다. 초반의 무서운 기세가 가라앉기도 했고 상대하는 팀마다 바닥을 치고 다시 좋은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던 팀들이었기 때문에 그 팀들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따냈다는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입니다. 더군다나 타선의 50%이상을 차지하던 라모스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마무리 역할로 점찍어뒀던 이상규가 경험부족으로 다시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한 어수선한 상태에서 거둔 승리이기 때문에 더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의 유강남의 맹활약은 침체에 빠져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오지환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초반 동반 부진으로 팀들의 원성을 샀던 둘이었기 때문에 유강남의 부활과 오지환의 분전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특히 유강남은 오늘 4대 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타점을 올려줬고 채은성의 송구를 받아 깔끔한 홈 보살 플레이까지 얻어내면서 거의 쓰러져가던 팀을 구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멋진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는 2년차 정우영과 관록투를 보여주고 있는 송은범의 마무리 체제는 지금까지 성공적인 느낌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위기를 넘어선 한 주인데 운명의 장난인지 다음 주에 만나는 주중 3연전 상대는 무려 18연패를 끊은 한화 이글스 입니다. 6월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삼성, 키움, SK, 롯데를 만나 힘겨운 싸움을 했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또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물론 연패를 끊지 못한 채 만났다면 패배했을 때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거란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LG는 전통적으로 한화를 만나면 항상 쉽지 않은 경기했습니다. 특히나 대전 원정경기를 가면 더 그렇습니다.
지금 LG의 성적이 굉장히 훌륭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전력을 보면 그렇게 긍정적인 편은 아닙니다. 초반 타선을 이끌어가던 라모스와 김현수는 현재 휴식이 좀 필요한 상태입니다. 특히 김현수는 라모스가 3연전을 이탈한 롯데전에서 이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천웅이 최근 슬럼프를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채은성도 꾸준히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박용택이 부진하고 이형종의 복귀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결국 라모스와 김현수가 부진한다면 LG 타선은 또다시 수준급 투수들 앞에선 식물 타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수 쪽은 더 좋지 못합니다.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할 김대현은 오늘도 최악의 피칭을 보여줬고 고우석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면 된다지만 그건 재활이 순조롭게 끝나고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고우석을 생각할 경우를 말합니다. 부상에서 돌아와 큰 힘이 되어줄 거라 생각했던 김지용은 2군에서도 소식이 좋지 못합니다. 2군에서 새로 올라올 선수도 없고 큰 점수차에서 믿고 올릴 투수가 없다는 건 정말 절망적입니다. 오늘 같이 비교적 여유있는 경기에서도 송은범과 정우영이 연이어 올라오는 모습이 계속되면 장기 레이스는 힘들 수 있습니다.
사실 불펜층이 좀 얇더라도 확실히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있다면 그 걱정은 줄어듭니다. 시즌 시작 전 윌켈차 세 선수를 확실히 믿고 맡길 선발이라고 생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윌슨, 켈리, 차우찬 모두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펜에 부하가 걸리고 타자들도 더 심적 압박감을 받게 됩니다. 신인 이민호와 올해 선발 전환한 정찬헌, 그리고 꾸역꾸역 이닝은 채워주는 임찬규가 예상외의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대부분 수비의 큰 도움을 받으면서 올린 성적입니다. 김민성이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3루 수비 실책 때문에 실점한 모습들을 되돌아보면 오늘 부상으로 빠진 김민성의 공백이 계속된다면 지금의 성적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습니다.
해결책은 탄탄한 백업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무더위로 지쳐가는 선수단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선수들이 필요합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몇몇 선수만 잘해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순 없습니다. 부상 때문에 빠져있는 이형종이나 이정용, 고우석 같은 선수들이나 군 복무 후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양석환 같은 선수들 그리고 오늘 활약했던 김호은 같은 신인들이 팀의 빈 자리를 메꿔주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돌아가는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는 원팀이 되어야 힘겨운 대전 원정, 그리고 만날때마다 힘겨워하는 두산과의 3연전도 좋은 결과로 이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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