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최근 7월 29일 벌어진 LG와 두산의 경기에서 이승엽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 하다가 퇴장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LG의 선제 득점이 벌어진 5회 초의 일이었는데요. 주자 만루의 위기에서 문성주의 안타로 LG의 선취득점이 이루어지는 장면이 문제였습니다.
 
이미 2루와 3루 주자는 득점을 한 상태였고 1루 주자였던 홍창기가 두산의 송구 실수를 틈타 홈 플레이트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던 중에 포수 양의지와 경합이 벌어졌고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했습니다. 이에 두산은 아웃이 아니나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는데요.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공을 잡은 양의지가 홍창기를 글러브로 태그하는 순간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홍창기의 왼쪽 손과 양의지의 발이 겹쳐져 있었습니다. 이 상황을 심판진은 홈 충돌 방지 규정에 의한 세이프라고 판단한 것이고 두산측은 방해한 것이 아니고 홍창기의 손이 홈 플레이트에 닿기 전에 태그를 했으니 아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서도 심판진은 아웃이 아닌 홈 충돌 방지 규정에 의한 세이프로 판단했고 결국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던 이승엽 감독이 퇴장 명령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은 오심일까요 아니면 정당한 판정이었을까요?
 
홈 충돌 방지 규정은 KBO에서는 2016년에 신설됐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보다 2년 전인 2014년부터 홈 충돌 방지 규정을 적용하고 있었는데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득점이 이루어지는 곳이 홈 플레이트이다 보니 접전 상황에서 포수나 주자의 부상이 크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포수는 공만 보고 있고 주자는 홈 플레이트만 보고 있다보니 강한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MLB의 경우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막고 서있어도 강한 태클로 밀어내고 득점을 하거나 공을 놓치게 만드는 충돌을 일으키고 KBO의 경우 포수가 주자를 막기 위해 진로를 막아서면서 강한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규정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부상 방지를 위한 하나의 안전 장치로 볼 수 있는데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볼이 없는 포수는 주자의 진로 방해를 해서는 안되고 이미 아웃될 타이밍의 주자는 포수와 접촉이 있었을 경우 아웃 판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송구에 의해서 진로를 어쩔 수 없이 막은 경우에는 주자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내용의 경우 포수가 야수의 송구를 받기 위해 움직이는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블로킹을 했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진로를 막은 상태에서 공을 잡고 태그를 해도 아웃으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LG와 두산의 상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문성주의 안타가 나왔고 좌익수의 송구 실책으로 홈 플레이트 뒤쪽으로 빠진 공을 백업하고 있던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면서 경합이 벌어졌습니다. 양의지는 투수가 급하게 던진 공을 잡고 태그하기 위해 급하게 미트를 옮겼습니다. 분명 미트가 홍창기의 몸에 태그되기 전에 이미 홍창기의 왼쪽 손은 홈플레이트 근처에 다가갔지만 양의지의 발이 진로를 막고 있기 때문에 홈 플레이트에 손이 닿지는 못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홈 충돌 방지법 규정으로만 보기에는 애매한 상황입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주자의 진로를 막아서는 안된다는 취지에서 바라보면 확실히 세이프로 판단되지만 포수가 주자 홈 플레이트 근처에 오기 전에 공을 포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다른 판정이 나올 수도 있을 건 같습니다.
 
두산 벤치에서 나왔던 말도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비슷한 상황에서는 아웃이었는데 우리는 왜 아웃이 아니냐라는 의견이었다고 하는데 규정상 비디오 판독에 항의를 하면 퇴장이기 때문에 이승엽 감독은 퇴장을 당했습니다. 아무튼 야구는 알고 봐도 어렵고 규정이 정해져 있어도 상황에 따라 판정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팬심을 담아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라면 타이밍상 양의지 선수의 발이 저 위치에 없었다면 충분히 태그 전에 홈 플레이트를 왼쪽 손으로 쓸고 안전하게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이프라고 말해보겠습니다. 아무튼 본래의 취지에 맞게 어이없게 홈 충돌로 큰 부상을 당하지 않게 만드는 방패 같은 역할로 잘 활용됐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