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이브라인(Driveline)에 대해 알아보자

올해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은 기아 타이거즈입니다. 시즌이 아직 초반이고 길기 때문에 섣불리 순위 예측을 할 수는 없지만 여러모로 탄탄한 우승후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사실 스토브리그에서 야구 외적인 불미스러운 일들로 단장과 감독이 모두 바뀌면서 스프링캠프 기간까지도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을텐데 오히려 젊은 신임 감독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팀 타격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베테랑 타자 나성범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김도영과 불혹은 잊은 최형우의 활약, 거포 포텐이 터지고 있는 중견급 고참 타자들의 조화도 돋보이지만 더 놀라운 건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투수진의 모습입니다.

 

마무리 투수인 정해영 뿐만 아니라 초반 히트상품이 되고 있는 곽도규와 기존 불펜 베테랑인 전상현, 장현식, 이준영 등이 조화롭게 뒷문을 지키고 있고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와 더불어 무시할 수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는 양현종과 더불어 윤영철, 황동하 같은 신인들도 나쁘지 않은 모습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상 선수가 없는 건 아닙니다. 작년에 불펜 핵심이었던 임기영이라던지 최근 부상 중인 국가대표 출신 이의리 같은 선수가 2군에 가있지만 작년과 다르게 왠만해서는 실점을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마무리 투수 정해영과 불펜 에이스가 되고 있는 곽도규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데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점은 작년에 비해 제구도 잡히고 구속도 증가하면서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들이 됐으며 이 둘의 공통점은 미국 드라이브라인이라는 트레이닝 센터를 다녀왔으며 해당 센터에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투구폼 바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연 전문가들이 말하는 드라이브라인이라는 곳은 어떤 곳이길래 두 선수를 1년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줬을까요? 드라이브라인 센터는 미국 워싱턴 켄트에 위치한 야구 트레이닝 피칭 센터입니다. 데이터 전문가였던 카일 바디가 2012년 설립한 이 야구 선수 육성 아카데미는 운동생리학 박사 마이크 마셜이 주장한 바이오메카닉 피칭 이론에 심취해 본인의 체형에 맞게 효율적인 피칭 디자인을 만들어 주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소까지 설립했습니다.

 

2020년 다저스의 전설 클레이튼 커쇼의 방문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고 드라이브라인의 프로그램은 최근 메이저리그 선수의 80~90%가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시설이 독자 개발한 프로그램 '플라이오 케어 볼(plyo care ball)'은 선수·지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있는데 무게가 다른 공들을 활용해 투구 메커니즘 개선과 근력 관리, 신체 혈류 공급까지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서 기아 타이거즈는 신인 선수 5명과 투수 코치들을 한 달 가량 파견 보냈습니다. 일관된 훈련법이 아닌 모션캡처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개인에 맞는 최적의 투구 매커니즘을 찾아 훈련한 결과 기아 타이거즈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롯데 자이언츠나 한화 이글스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서 파견에 나간 적이 있고 kt 위즈의 고영표 선수도 드라이브라인의 프로그램으로 연습해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도 파견해서 훈련법을 배워올 정도로 KBO 구단들이 최신 트렌트를 공부하는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과학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이 발전했고 현장에서 쓰이고 있으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바로 팀 부진으로 이어집니다. 매해 우승의 주인이 바뀌는 KBO에서 올시즌 주인은 과연 선진 야구 기술을 적극적으로 습득한 기아 타이거즈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