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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24년 KBO 개막도 거의 한달이 되어가면서 올해도 초반부터 많은 이슈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1월 10일부터 2024 WBSC 프리미어 12 가 열리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개막한 KBO는 올스타전 휴식기도 7일에서 4일로 줄이고 혹서기인 7~9월을 제외한 기간에는 더블헤더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리그 일정 변경보다 경기 규정 변경이 더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시도 중이기 때문입니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기수도 많고 경기 시간도 긴 편인데요. 즐길 거리가 많아진 요즘 긴 경기 시간으로 젊은 팬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야구의 본고장인 MLB부터 피치 클락 같은 제도를 도입해 경쟁력을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국내라고 크게 다르지 않고 허구연 KBO 총재는 이를 위해 대처하기 위해 올해부터 많은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는데요. 지금부터 2024년 새로 적용되는 KBO 규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카메라나 레이더 등을 이용한 투구 추적 시스템을 이용하여 스트라이크와 볼을 자동으로 판정해주는 시스템이 바로 ABS 입니다. 최초 프로경기 도입은 KBO가 처음인데 국내에서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이라고 이름을 정했습니다.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경기지만 심판의 판정이 없이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판도 사람이다보니 항상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없고 누가봐도 오심인데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제는 이 오심 하나로 경기의 승패가 뒤바뀌는 억울한 경기가 있다는 것인데 이런 경기로 인해 특정 팀이 한 시즌을 망쳤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스포츠에서 공정함이 사라지면 그 스포츠는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런 현상을 줄여보고자 비디오 판독 제도도 시행되기 시작했는데 그 대상에 스트라이크와 볼은 들어가있지 않다보니 해당 판정에서는 항상 논란이 일었고 그 대안으로 ABS 같은 규정이 신설되게 됐습니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서 시험삼아 적용하고 있던 ABS를 KBO는 자신감을 가지고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도입했는데 중요한 규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트라이크 존을 좌우, 상하, 앞뒤로 나누어 좌우로는 홈 플레이트 크기에 좌우로 각각 2cm씩 확대 적용, 상하로는 선수의 신장을 기준으로 지면으로부터 신장의 56.36%에서 27.64%까지 앞뒤는 홈 플레이트 기준 중간면과 끝면에 좌우, 상하로 적용한 사각형의 스트라이크 존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두 곳에서 공의 궤적이 모든 라인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앞뒤로 적용되는 사각의 스트라이크 존은 홈 플레이트의 중간면에 적용되는 스트라이크 존에 비해 홈 플레이트의 끝면에 적용되는 스트라이크 존의 높이가 1.5cm 낮아져 적용됩니다. 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심판의 이어폰에 스트라이크라고 벗어나면 볼이라고 메세지가 들리기 때문에 심판은 이 소리를 듣고 판정을 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AB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인 경우에는 기존에 심판들이 했던 것처럼 직접 판단하고 스트라이크와 볼을 결정합니다. 실제 우천 상황에서 이어폰이 작동하지 않아 심판이 구두로 판정을 했던 상황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상하의 경우 실제 KBO 선수들의 신장을 저장해두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때 기준을 적용하는데 작년에 아마추어 리그에서 이 시스템을 적용했을 때 많은 오류가 나서 의구심을 가졌지만 KBO 개막이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 봐서는 이전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상황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다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들의 의견으로는 경기장마다 적용되는 스트라이크 존이 미묘하게 다르다거나 말도 안되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는 의견이 나오곤 있지만 KBO에서는 좀 더 세밀하게 판정하기 위해 시스템을 보완할지 언정 이 규정을 폐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기기 도입 초반이라 익숙하지 않거나 실제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는 이유가 있겠지만 이를 납득시키기 위해 ABS존을 볼 수 있는 태블릿을 제공해서 각 구단 더그아웃에서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시스템을 보완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면 추후에는 좋은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다고 봅니다.
2. 베이스 크기 확대
현대 야구에서는 도루의 성공 확률이 득점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자칫 선수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루 시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안타나 홈런만큼 도루는 야구에서 또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긴장된 상황 속에 투수와 포수의 견제를 이겨내면서 루를 훔치는 대도의 모습을 보면 홈런만큼이나 짜릿한 전율이 느껴집니다.
이 사라져가는 도루를 살리기 위해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15인치(38.1cm)였던 베이스의 크기를 18인치(45.72cm)로 늘리면서 각 루간의 사이가 줄게 됐고 이로 인해 도루 시도 증가될 예정입니다. 타격을 하는 홈플레이트에서 3루와 1루의 거리는 3인치(7.62cm) 감소됐고 2루와 1,3루의 사이는 4.5인치(11.43cm) 감소됐습니다.
실제 도루를 많이 하는 1, 2루 간의 사이가 11.43cm가 줄어든다는 건 0.1초 사이로 세이프와 아웃이 결정되는 태그 타이밍을 생각했을 때 엄청난 변화입니다. 루간의 거리가 줄어든 이점 뿐만 아니라 베이스가 커진만큼 태그를 피하면서 슬라이딩 터치할 공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주자와 야수간의 충돌 확률도 줄어들어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감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수비 시프트 제한
야구의 재미를 반감시켰던 수비 시프트에 대한 제한도 생깁니다. 좌타자나 강타자들이 많이 안타를 손해봤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때문에 안타 수가 줄어들면서 익사이팅한 요소가 사라진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존재해 규정이 신설됐습니다.
내야수 수비의 기본은 베이스를 기준으로 1루 베이스 근처에 1루수, 3루 베이스 근처에 3루수, 1루 베이스와 2루 베이스 사이에 2루수, 2루 베이스와 3루 베이스 사이에 유격수가 서는 것입니다.
근데 타자들을 분석한 결과 의외로 밀어치기가 안되는 선수들이 있었고 좌타자를 예로 들었을 때 2루와 3루 사이에는 한 명의 내야수만 서고 1루와 2루 사이에 3명의 내야수를 배치하거나 다른 내야수들은 정상 위치에 있지만 2루수는 내야 흙을 벗어나 외야 쪽으로 깊숙히 이동해 수비를 하는 시프트가 늘어났습니다.
이런 수비는 많은 좌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를 내야 땅볼로 만들었고 이를 피하기 위해 타자들은 내야수를 벗어나는 띄우는 공만을 생산하려고 노력했고 홈런이나 외야 플라이가 많이 나오면서 내야수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야구의 재미요소가 사라져갔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내야수의 기본적인 수비 위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수비 시프트만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양쪽에 최소 2명의 야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쪽 베이스 사이에 3명의 야수가 들어가거나 내야수가 외야 잔디로 나가서 내야를 비우는 경우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번트 타구를 막기 위한 내야 잔디 침범은 제한이 없으며 외야수가 내야 흙 안으로 들어와 하는 수비 또한 제한되지 않습니다. 만약 투수가 공일 던질 때 이 규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플레이 상황에 따라 공격팀에 자동 볼이 적용되거나 플레이 취소가 되는 등 이점이 주어집니다.
이에 대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기존 비디오 판독 신청 횟수와 상관없이 별도의 수비 시프트 위반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4. 피치클락(시범운영)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피치클락은 투구 시간을 빠르게 가져가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는게 주 목적입니다. 올해부터 도입하려고 추진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피치클락 시에 사용되고 있는 피치컴을 KBO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범운영으로 변경됐습니다. 참고로 피치컴은 투포수 간에 사용할 수 있는 구종 사인 교환기입니다.
투수뿐만 아니라 포수, 타자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규정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이 규정의 포인트는 시간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는 공격측이나 수비측에 스트라이크나 볼 같은 불리한 판정을 줘서 최대한 경기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입니다.
투구 간격이나 타석에 타자가 들어서는 시간, 투수교체나 마운드 방문 혹은 볼 데드 상황, 이닝 교대 시간까지 철저히 체크해 측정합니다. 특히 타자는 8초 안에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하고 투수는 주자가 없을 시에 18초, 주자가 있을 시에는 23초 안에 투구를 해야 하며 새로운 타자가 들어서면 30초 안에 투구를 해야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타자의 경우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며 투수나 포수의 경우는 볼이 선언됩니다. 타자의 무분별한 타임 요청도 방지하기 위해 한 타석당 타임 횟수는 1회로 제한되며 이를 어기면 스트라이크가 적용됩니다. 투수 또한 견제 시도나 기타 비슷한 이유로 투수판 이탈을 한 타석당 3회로 제한하고 이를 어길 시 보크 판정을 받아 주자가 한 루씩 진루합니다.
물론 올해는 시범운영만 하기 때문에 위반 시 심판이 경고만 주고 계속 플레이 하게 되어 이를 무시하고 악용하는 선수나 감독들이 간혹 있지만 WBC 같은 대회에서도 피치클락을 도입한다고 하기 때문에 세계의 흐름에 맞추려면 KBO도 결국 공식 도입할 것이고 다들 지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려고 하면 선수 본인에게나 팀을 이끄는 감독에게나 스스로 낙오자가 되는 길이기 때문이죠.
※ 참고 사이트 : https://www.koreabaseball.com/Kbo/League/GameManage2024.aspx (kbo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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